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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물·자기계발

융 Jung

by mariannne 2004. 12. 6.

- 하룻밤의 지식여행 16 (매기 하이드 저/마이클 맥귀나스 그림 | 김영사)

프로이트의 명성에 비하면 융은 한참이나 인기 없는 사람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정도. 우리는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트로 인해 꿈, 무의식, 리비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거세 콤플렉스, 히스테리 라는 말과 친숙해졌지만 ‘분석심리학’의 대가 융이 무엇을 주장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나 역시. 그래서 그림이 반인 이 책을 먼저 읽었는데, 확실히 이렇게 요약된 내용은 더 혼란스러울 뿐이다. 무슨 말인지 잘 알 수가 없다. 조금 이해할 수 있었던 건, 프로이트 그룹의 선두주자이자 정식분석협회(IPA) 초대 회장까지 지낸 융이 프로이트와 결별하게 된 것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을 ‘성’이라고 하여 히스테리와 강박적 신경증 뿐 아니라 정신분열까지 ‘성적 리비도’의 비정상적 감정 전이라고 보는 프로이트의 견해에 동조할 수 없었기 때문(일까…). 그의 심리학은 철학적, 종교적 색채가 짙고 점성술에도 관심이 많은 ‘신비주의적’ 성향이었다고 하니 더욱 관심이 간다.

책 속 구절 :
어떤 여자가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어떤 사람이 무덤의 봉분에서 멋지게 장식된 고풍스러운 칼을 뽑아 제게 주었어요… ”
“당신의 ‘묻혀 있던 십자가’ – 칼과 곡괭이군요. 당신은 이 칼에서 떠오르는 사물이나 인물이 있나요?”
“아버지가 가지고 계셨던 칼이요. 태양 아래에서 빛나던 것을 전에 한 번 본 적이 있어요.”
적극적 창작 과정과 달리, 꿈의 상징은 무의식에서 자동적으로 출현하며 수동적이다. 상징은 꿈꾸는 사람이 잃어버린 것이나 알지 못하는 것을 ‘보완’한다. 그렇지만 어떻게? 연상기법을 이용하여 이 젊은 여성은 꿈의 개인적 맥락에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무언가 그 이상의 것이 요구된다.

프로이트식 해석에서는 칼이란 즉시적이며 명백하게 ‘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 곧 ‘남근에 대한 선망’의 성적 보완으로 환원된다.
그러나 융의 건설적 접근법에서는 분석가와 환자가 칼과 관련된 신화나 민담 속에서 역사적으로 발견되는 유사한 이미지와 연관 짓는 확충기법을 사용한다.

“칼의 장식은 켈트족 선조와 관련되어 있는데, 켈트족은 매우 강력한 충동적 기질을 갖고 있었고…”
“당신 아버지처럼?”
“예, 바로 켈트적 기질은 아버지가 지녔던 강력한 성품인 병기였죠”
“당신은 바로 그 무기를 자신의 것으로 주장해야 하지 않나요?”

내담자 자신의 ‘무기’가 건설적 분석을 통해 발견되어 드러났다.
그녀는 이제 사방에 십자가 모양을 한 칼을 보게 되었고, 이것은 내담자 자신의 중심이라는 상징인 만다라와 같은 것이다.

“지금까지 저는 소극적이고 성적인 공상에 빠져 있던 응석받이 어린아이였어요. 제가 켈트적 기질을 지닌 아버지의 딸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오랫동안 묻혀 있었어요. 묻혀 있던 칼은 나 자신의 성격의 강점이지만 오랫동안 무시되어온 진실이었고요. 삶에 대한 앎, 그리고 이러한 통찰로부터 기인하는 의지는 인류의 오랜 유산이고, 또한 저의 유산이기도 하지요.” (p.7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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