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이 책은 "33세 14억 젊은 부자의 투자일기"나 “32세, 32평 만들기”같은 재테크 서적과는 거리가 멀다. '경제 원리에 숨겨진 부자들의 투자 비밀'이라는 부제를 보고 이 책을 집어 든 사람은 “이게 뭐야?”라는 소리를 할 수 있고, 반대로 재테크 고수들에게는 '비약적인 단정'이라는 핀잔을 들을 수 있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올해의 좋은 책’같은 영광을 누릴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괴짜 경제학”이나 “서른살 경제학” 또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재미있게 읽은 사람들에게 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시골’이라는 안동에서 병원을 개업한 의사가 쓴 이 책은 그의 말처럼 ‘투자를 위한 사이비 경제학’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오류가 많을 것이고, 경제를 다루거나 실제 그것을 업으로 삼는 이들이 보기에는 그야말로 가가대소(呵呵大笑)할 일인지도 모르겠”(p.7)다고 미리 선수를 쳤지만, 사실은 기대 이상이다. “부자란 무엇인가”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에 대한 성찰로 시작하며 ‘금리’와 ‘인플레’의 개념에 대한 장황하고도 구구절절한 설명,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어디에, 얼마만큼씩 투자를 하는 게 좋을지에 대한 명확한 견해, 그러면서도 ‘요즘처럼 흥청거리는 주변의 분위기에 휩쓸려 주식으로, 부동산으로, 해외투자로 몰려다닌다면 축제가 끝난 뒤 당신은 흥분이 가라앉은 뒤의 씁쓸한 상실감만 맛보게 될 것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재테크는 부자가 되는 수단이라기보다는 부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게임’(p.297)이라는 냉정한 결론까지. 보통은 시작에 비해 끝 부분으로 갈수록 책의 내용이 허술해 지는 게 다반사이나, 이 책은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더욱 흥미진진하다.
책 표지의 좌측 상단에 아주 작게 써 있는 “시골의사의 다시 쓰는 투자론 1”이라는 문구를 보며, 곧 나오게 될 “…… 투자론 2”를 기대할 수 있어 기쁘다.
책 속 구절 :
‘어차피 도달할 수 없다면 적당한 위험을 감수한다.’는 생각이 일반화될 때, 이 ‘적당한’은 과연 어느 정도의 수준을 말하는 것일까? 역설적이지만 여기에서 부자와 빈자의 재테크에 대한 생각이 엇갈리기 시작한다.
부자는 10억 원이 ‘어차피 도달할 수 없는’ 목표가 아니므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고, 빈자는 ‘어차피 도달할 수 없다면 도박이라도 하겠다.’는 심정으로 극단적인 위험을 선택하게 된다.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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