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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사회·정치·역사

지식 e - 시즌 3

by mariannne 2015. 10. 7.


지식 e - 시즌 3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3

EBS 지식채널ⓔ 제작팀 (지은이) | 북하우스 | 2008-07-30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지식(智識) e" 시리즈는 2007년 4월에 첫 책이 나왔고, 최근에 나온 건 2013년 5월에 출간된 8권이다. 앞으로도 나올런지는 잘 모르겠다. 'EBS지식채널e' 제작팀에서 방송용으로 만든 영상이 화제를 모았고, 여기에 설명글을 덧붙여 만든 게 이 책 시리즈다. 같은 컨셉트로 'EBS 역사채널e'에서 국사편찬위원회와 함께 만든 "역사 e" 시리즈도 있다. "역사 e"는 2014년 12월에 3권이 나왔다.  

두 시리즈는, 마음같아선 한꺼번에 다 사서 읽고 싶을 정도로 좋다. 지식은 지식인데, 가슴으로 읽는 것이라니, 왜 그런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책 한권에서 다루는 주제만 30개이니, 하나에 해당하는 분량이 길지 않다.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지식도 있고, 알고는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일들도 있다. 이런 것들을 읽고 있자니 세상이 정말 험하고 불공평한 것이라는 생각에 새삼 두려워지기도 한다. 외면하느냐, 계속 부딪치느냐 하는 고민을 안겨 주는 책이다. 

'두바이 드림' 속에서 한 달 평균 750디르함(19만 원)의 급여를 받으며 350시간을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이명박 정권에서 시작하려고 한 영리의료법인 허용(당연지정제 완화와 폐지, 국민건강보험 선택가입제 실시와 의료보험 민영화에 이은), 역시 이명박 정권에서 시도한 '물산업지원법 제정'과 수돗물 괴담, 영어몰입교육 도입 시도와 그 의미, '대부분이 우울했던', '주로 공동묘지에서 혼자 놀던' 소년 팀 버튼, 부유한 전당포집 아들인 게 싫어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책을 쓰며 '꿈'을 노래했지만 가난한 이들에게도 외면당한 한 남자가 37세에 폐결핵으로 숨진 후 남긴 동화 "은하철도 999", 척수성 소아마비에,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평생을 고통받은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 '권위에 대한 복종'을 보여주는 스탠리 밀그램의 믿고 싶지 않은 실험, 프랑스의 68혁명으로 대표되는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까지의 세계적 저항 운동 등, 대부분이 다 인상적인 주제다. 


책 속 구절: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아일린 그레이블 교수와의 공저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2008)에서 신자유주의자들의 '민영화 최선론'을 역사적 근거를 들어가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예컨대 "국영기업, 공기업의 시장독점이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비효율을 노정할 수밖에 없다"라는 주장에는 2차 세계대전 뒤 국유화된 프랑스의 르노자동차와 1980년대 영국의 국영철도회사가 민간업자들과 치열하게 경쟁한 사례로, 또한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의 한국에서 두 개의 국영 통신회사가 서로 치열하게 경쟁한 사례로 반박한다. 저자들은 물, 공익사업, 위생, 기초교육, 전기, 통신 등과 같은 분야에는 공기업이 훨씬 유리하며,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상수도 민영화는 항상 절대다수 국민들에게 엄청난 재앙으로 귀결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p.160~161, 블루 골드)

"나는 <은하철도 999>에서 인간의 유한성을 말하고 싶었다. 테쓰로는 유한한 존재인 인간의 운명에 도전하는 인물이다." (p.83, 은하철도의 밤) 

(프리다 칼로는) 초현실주의와 상징주의를 멕시코의 토속문화와 결합한 화가로 평가되고 있는데, 정작 프랑스의 초현실주의 시인 앙드레 브르통Andre Breton이 "뛰어난 초현실주의 화가"라고 극찬하나 "내 그림은 초현실주의가 아니다. 나는 꿈이 아니라 내 현실을 그리는 것이다"라고 응답했다. 그녀의 작품 상당수는 자화상이다. (p.114, 프리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만들어진 인성이 아무리 정의로운 것이라 할지다로 그 시민들이 만약 옳지 않은 권위의 지배를 받게 된다면 그들 역시 인간의 야만성과 비인간적인 태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p.135, 버튼을 누르지 않은 이유) 

시험성적으로 미래가 결정되지 않는 세상
기계처럼 일하지 않아도 행복한 세상
성 인정 직업 학력 때문에 차별받지 않는 세상
소수의 목소리에도 귀기울일 줄 아는 세상
이게 정말 
그저 몽상일까요? 
모든 것은 가능합니다. 
다만 당신들이 꿈꾸어보지 않았을 뿐 (p.191, 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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