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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사회·정치·역사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by mariannne 2015. 7. 17.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서양 좌파가 말하는 한국 정치   
다니엘 튜더 저/송정화 역 | 문학동네 

지난 6월, 노회찬 씨 SNS에서 이런 글을 보고 책을 샀다. 


"강추! 최근 읽은 책 중 생각일치율이 가장 높은 책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정의당에서 혁신위를 만든다면 저자 다니엘 튜더(@danielrtudor)를 삼고초려 영입해야 합니다."


1982년에 영국에서 태어난 다니엘 튜더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정치학, 사회학, 철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한국에서 잠깐 영어를 가르치기도 하고, 한국 증권사에서 일하다가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 MBA를 취득했다. 다시 한국으로 와 이코노미스트지 한국 특파원으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일했고, 2013년에는 친구들과 한국에서 맥주집 '더부쓰'를 차렸다.


이 책은 읽기 쉽게 쓰여졌고, '좌파도 우파도 없는 이상한 한국정치'에 대해, 누구 말마따나 '다 아는 얘기'를 쓰긴 했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 햇볕정책 말고는 새누리당과 차별화되는 정책도 없고, 네거티브 말고는 마땅한 선거전략도 없는, '현재 상태만 두고 말한다면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의 단짝'(p126)이라고 평했다. '전혀 진보에 가깝지 않은'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 그는 "안타깝기 그지없는 현실이다. 사실 새정치연합에는 좋은 사람이 많다. 새정치연합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소속 의원 개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정당 전체, 역사, 정파 문제 탓"(p.116)이라고 말한다. 


반면 "새누리당은 라이벌 정당에 비해 훨씬 잘 조직화된 정당이다. 애석하게도 사실이다. 세상만사가 그렇듯이 잘 정비돼 있으면 절반쯤 승리를 따 놓은 것이다."(p.129-130)라며, "필자는 개인적으로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으나, 새누리당이 한국에서 정치공학에 가장 뛰어난 정당이라는 점은 인정한다.(p139)고 했다.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정당이라고는 두 개 밖에 없으니, '가장 뛰어난'이라는 말이 이상하긴 하다. 또 그는, 이자스민을 비례후보로 공천한 것에 대해 '매우 영리한 전략'이라며, 아마 '동성연애자 국회의원'이 한국에 등장한다면 그건 분명 새누리당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니엘 튜더는 새누리당에 대적하기 위해서는 이제 새정치민주연합으로는 힘들고, 차라리 이탈리아 5성운동(베페 그릴로가 창당한 이탈리아 정당)처럼 풀뿌리 정당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조업의 중요성과 복지 정책에 대해 강조하면서, "한국에 도움이 될 만하며 유권자 확보에도 불리하지 않을 10가지 '진보적인' 정책 아이디어"(p.219)까지 제시했다. 보통의 한국 젊은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이상한' 한국 정치와 해결해야 할 과제들에 대해 공감을 하면서도 한숨을 쉬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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