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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갈레 씨, 홀로 죽다

by mariannne 2014. 5. 22.

 


갈레 씨, 홀로 죽다 l 매그레 시리즈 2
조르주 심농 (지은이) | 임호경 (옮긴이) | 열린책들 | 2011-05-20 | 원제 Monsieur Gallet, de'ce'de' (1931년)

때는 1930년 6월 말. 프랑스의 지방 도시 상세르의 한 호텔에서 중년 남성이 죽은 채 발견된다. 그의 이름은 에밀 갈레이고 직업은 방문 판매 사원, 주소지는 파리에서 35킬로미터 떨어진 마을 생파르조다. 우리의 매그레 반장은 여름 휴가철 찌는 더위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완행열차를 타고, 직접 갈레 씨의 부인에게 남편의 죽음을 알리러 간다.

품위 있고 단정한 차림의 부인은 남편의 죽음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당황하지 않고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갈레를 따라 나선다. 부검 결과, 총상으로 왼쪽 뺨이 통째로 떨어져 나가고, 왼쪽 가슴 아래 칼자국이 심장을 찌른 것, 그것이 갈레 씨의 사망 원인으로 결론 났다.

매그레가 사건을 조사하면서 미심쩍은 사실들이 몇 가지 드러난다. 갈레 씨의 부인은 부잣집 딸이었고, 평범한 판매 사원인 갈레 씨와 결혼을 했다. 갈레 씨는 한동안 인도차이나에서 살았지만 거기서 뭘 했는지 부인은 알지도 못했다. 죽기 전까지 근무했다는 회사는 이미 18년 전에 퇴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살해에 사용된 총은 사라졌다. 갈레 씨의 아들과 연상의 애인은 범죄 현장에서 맴돌았고, 거액의 보험금이 부인 앞으로 지급된다.

벨기에 작가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 반장 시리즈는 두 번째 읽는 것인데, 아가사 크리스티나 코난도일 작품의 주인공과 매그레 반장은 좀 다른 점이 있다. 사건의 실마리를 찾거나 반전을 보여주려는 것과 달리, 뭔가 더 인간적이 모습과 살아가는 스토리에 치중한다는 점이랄까. 그나저나 번역본의 제목은 왜 이렇게 지어놓은 것일까? 

책 속 구절 :
매그레는 이제 죽은 이의 사진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그 퇴색한 이미지가 더는 필요하지 않았다.
<…… 다만, 그의 오른뺨은 붉게 물들어 있었죠.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어요……. 그는 여전히 서서, 한 곳을 응시하고 있었죠.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그래, 평화였어! 그가 기다렸던 것은 바로 그거였다고!” 매그레는 평소보다도 훨씬 일찍 몸을 일으키면서 으르렁대듯 중얼거렸다.
그리고 얼마 후, 그는 한쪽 어깨를 기우뚱하니 내려뜨린 자세로 부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실패했수다! 이 고약한 잡사건은 미제(謎題) 처리 하는 수밖에 없겠어요…….”  (p.25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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