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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생폴리앵에 지다

by mariannne 2013. 8. 13.


생폴리앵에 지다 - 매그레 시리즈 3 

조르주 심농 (지은이) | 최애리 (옮긴이) | 열린책들 | 2011-05-20 | 원제 Le Pendu de Saint-Pholien (1931년) 


조르주 심농의 추리 소설 ‘매그레 반장’ 시리즈 중 하나. 매그레 시리즈는 열린책들에서 열아홉 권이 출간되어 있다. 원서는 100여 편. 

이 작품의 저자인 조르주 심농은 벨기에 사람으로, 매그레 시리즈를 포함해 400여 편의 소설을 쓴, 보기 드문 다작 소설가다. 심농 추리 소설의 주인공인 매그레는 파리경찰청 기동수사대 반장으로, 셜록 홈즈나 포와르 경감, 미스 마플처럼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캐릭터다. 

 "생폴리앵에 지다"는 조르주 심농의 대표작은 아닌 듯 싶다. 우연히 사서 읽었는데, 심농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 많이 든다. 보통의 추리소설처럼 결말이 몹시 궁금하긴 하지만, ‘범인이 누구냐’라는 건 중요치 않은 소설. 왜? 라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일 때문에 벨기에 브뤼셀에 간 매그레 반장은 작은 카페에서 한 남자를 보게 된다. 초라한 몰골의 남자는 주머니에서 지폐뭉치를 꺼내 대충 포장한 뒤 우체국에서 일반 우편으로 어디론가 보낸다. 매그레 반장은 의심 반 호기심 반으로 그를 뒤쫓는다. 그 남자가 상점에서 여행 가방을 하나 사 걸 보고, 매그레는 똑같은 가방을 사서 계속 그를 미행하다가 가방을 바꿔치기 한다. 독일 브레멘으로 이동해 한 허름한 호텔에 들어간 그 남자는 자신의 가방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권총으로 자살한다. 매그레는 이 광경을 목격한다. 매그레의 장난이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인가? 아니면 어떤 사연이 있는걸까? 자살한 남자의 가방을 열어보니 피묻은, 오래된 양복 한 벌이 들어있을 뿐이었다. 사건은 그저 한 남자의 자살일 뿐이지만, 매그레 반장은 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범죄 소설이 아니라, 인간사의 한 단면과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휴먼 소설… 이라고 해야하나. 


책 속 구절: 
저는 훗날 랭스의 유지들이 모인 사교적인 자리에서 누군가가 농담처럼 이렇게 묻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여차여차한 상황이라면 사람을 죽일 수 있겠는가?”
또는, 반장님도 중국의 고관에 관한 질문을들어 보신적이 있겠지요. 
“만일 전기 스위치를 누르는 것만으로 중국의 막대한 부자인 고관을 죽이고 그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는가?”
여기 이곳에서도 가장 기발한 주제들이 밤새도록 토론을 벌일 구실이 되어 주곤 했기 때문에, 삶과 죽음의 수수께끼 역시 거론될 수밖에 없었지요…….
크리스마스 직전이었습니다……. 한 신문 사회면에 난 기사가 토론거리가 되었습니다. 눈이 왔었고……. 우리의 생각은 인습적인 생각과는 달라야만 했지요…….. 
그때 우리를 매료한 주제는 인간이란 지각(地殼) 위의 곰팡이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지요. 동정심이라는 것도 일종의 병일 뿐이고……. 큰 동물은 작은 동물을 잡아먹고, 인간은 큰 동물을 잡아먹는다…….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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