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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공무도하

by mariannne 2013. 11. 7.


공무도하 

김훈 (지은이) | 문학동네 | 2009-10-06 


짐작과는 다른 소설이다. 왜 제목이 ‘공무도하’인가.  

이 소설에는 한국매일신문 사회부 기자 문정수, 일 년에 몇 권 인문 서적을 내는 작은 출판사 편집자 노목희, 문정수가 어쩌다 알게 된 소방관 박옥출, 노목희가 과거에 알고 지낸 대학선배 장철수, 아들을 잃은 오금자와 딸을 잃은 방천석 등이 등장한다. 창야, 해망군, 뱀섬은 그들의 과거이며 현재다. 미래일 수는 없어 보인다. 기승전결 없이 이어지는 사건과 사고, 그로 인한 죽음, 그리고 남아있는 산 자들의 모습이 이 책에 있다. 

‘공무도하가’는 고조선 시대에 물에 빠져 죽은 백수광부의 죽음을 슬퍼하는 노래이고, 이 책은 이런저런 이유로 죽은 사람들과 남아서 그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 

공무도하가 [公無渡河歌]

공무도하(公無渡河) 
공경도하(公竟渡河) 
타하이사(墮河而死) 
당내공하(當奈公何)

임아, 물을 건너지 마오. 
임이 그예 물을 건너네. 
물에 빠져 죽으니 
이제 임은 어이할꼬

책 속 구절: 

죽음은 여기저기에 널려 있었으나 문정수는 개별적인 죽음들에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이 세상의 헤아릴 수 없는 죽음과 끝없이 되풀이되는 죽음 중에서 인간이 감지할 수 있는 죽음은 저 자신의 죽음뿐일 테지만, 그 죽음조차도 전할 수 없고 옮길 수 없어서 이해받지 못할 죽음일 것이었다. (p.131)


젓가락으로 김치를 마주 잡고 찢어 먹는 하찮음이 쌓여서 생활을 이루는 것인가, 그 하찮음의 바탕 위에서만 생활은 영휘되는 것인가, 아니면 그 사소함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적의의 들판으로 생활은 전개되는 것인가, 그 사소함이 견딜 수 없이 안쓰럽고 그 적의가 두려워서 나는 생활로 넘어가는 문턱에서 이렇게 쭈빗거리고 있는 것일까……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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