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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물·자기계발

마사 스튜어트

by mariannne 2004. 4. 2.


마사 스튜어트
(크리스토퍼 바이런 저 | 동아일보사)

"1993년 가을, 마사는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잡지의 편집인이었다. 게다가 이미 열 권의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였으며 텔레비전 쇼의 스타였고 여섯 개의 비디오 테이프를 만든 위에 <오프라>와 <데이비드 레터멘 쇼> <투데이 쇼>의 고정 출연자였다. 마사 자신이 1인 미디어 기업이자 미국에서 가장 큰 가내 사업의 오너였다." (본문 p.245)

4년 전쯤 마사 스튜어트 홈페이지(
http://www.marthastewart.com/)를 처음 방문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녀가 ‘살림’을 잘 하는 평범한 주부에서, 그 살림 솜씨 하나로 의외로 일이 잘 풀려 백만 장자가 된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내 생각이 얼마나 소박하고도 뭘 모르는 착각이었는지 알게 됐다. 그녀는 성공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타고난 야심가이며, 협상의 천재이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안하무인에 독설가에다가 성격은 괴팍하기 이를 데 없는, 게다가 백만장자가 아니라 억만 장자다.

이 책은 ‘성공 스토리’ 카테고리 안에 들어있을 법한 책인데, 같은 카테고리 안에 있는 “잭 웰치, 끝없는 도전과 용기”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스타벅스, 커피 한 잔에 담긴 성공신화” 따위와는 사뭇 다르다. 분명 ‘성공 스토리’를 다룬 책이지만, 그녀의 엄청난 성공의 배경이 된 야망, 감각, 자질, 노력 등은 거의 무시가 된 채 마녀 사냥에 처절하게 맞서고 있는 그녀를 더 부각시켰다. 이 책을 쓴 사람은 그녀의 편일까? 아닐까? 이 책 한 권으로 그녀를 판단할 수 있을까?

국내에서는 최근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 미디어(MSO) 주식 내부자 거래 혐의로 그녀의 이름이 자주 거론됐을 뿐이지만, 수십 년 간 미국에서 그녀의 대중적인 인기는 대단했던 것 같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주인공이면서 동시에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 찬 여성이라는 양면성을 지닌 여자다. 그녀가 진짜 마녀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는 일이지만, 어찌 됐건 이 험난한 정글 속에서 당당하게 살아 남아 엄청난 부와 명예를 획득한 그녀가 하필 그렇게 모질고 억척스러운 독을 품고 있어야 했는지… 씁쓸할 뿐이다. 하지만 그녀의 당당함 만큼은 멋지다고 해 주고 싶다. - “기억하세요. 나는 더 이상 개인 마사 스튜어트가 아니에요. 나는 ‘마사 스튜어트 스타일’이에요!”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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