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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안녕 내 소중한 사람

by mariannne 2004. 6. 11.
 


안녕 내 소중한 사람
(아사다 지로 저 | 창해)

“아사다 지로에게 역자(譯者)가 서슴없이 ‘최고의 걸작’이라고 헌사한 이 소설은…”이라는 홍보 문구에 현혹되었다. 제목도, 표지도, 제본 형태도 마음에 들어 선뜻 1권을 구입했다. 하지만 1권을 다 읽고 나서는 2권을 살까 말까 무척 망설이게 됐다. 왠지 두 번은 읽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어찌 어찌하여 2권을 읽었다. 작가는 대단한 이야기꾼이고, 특별한 상황을 만들어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솜씨가 탁월하다는 것은 인정. 확실히 유쾌하고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이 책은 “파리로 가다” 만큼의 재미나 단편집 “철도원”만큼의 감동이나 “프리즌 호텔 : 가을이야기” 만큼의 여운은 없는 것 같다.

백화점 여성복 코너 판매 과장인 쓰바키야마는 사활을 건 바겐세일 첫 날 과로로 급사한다. 열 두 살이나 어린 아내와 이제 막 철이 든 초등학생 아들, 노인병원에 계신 아버지, 집 대출금, 그리고 ‘초여름 대 바겐세일’… 자신이 돌봐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 어쩔 것인가. 그리하여,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신은 ‘이대로 죽을 수 없는 정당한 사정’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들을 7일 동안 이승에 내려 보내주는 시스템에 호소, 다른 사람의 몸을 빌어 환생한다. (사실 환생 허락은 위의 사정들 때문이 아니라 상상도 하지 못했던 다른 일 때문이다)

또 다른 두 병의 망자. 다른 사람과 착각한 킬러의 실수로 죽게 된 야쿠자, 세 살 때 입양되어 초등학교 2학년 나이에 교통사고를 당한 유타, 모두 “리라이프 메이킹 룸”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 이 세 사람이 일주일 동안 이승해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제목처럼, 소중한 사람과의 진짜 작별을 고하는 것일까?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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