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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퍼레이드

by mariannne 2004. 9. 13.

퍼레이드
(요시다 슈이치 저 | 은행나무)

표지 컬러와 작가 이름이 맘에 들어 빌렸는데, 다행히 내용도 무척 재밌다. 소설은 가급적 읽지 말아야지.. 하다가 밤에 잠이 오지 않는 바람에 읽기 시작했는데, 덕분에 심심치 않게 밤을 샐 수 있었다. ‘작가는 무리카미 류나 하루키 못지 않게 유명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데, 과연 그럴 만하다. 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의 감성과는 또 다른 느낌이라 제 3의 유행을 불러 일으키지 않을까 싶다.

주인공은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 후반까지 다섯 명의 남녀로, 모두 한 집에 살면서(서로간에 엮이는 일은 전혀 없다) 아주 쿨하게, 심플하게 독자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다섯 명이 차례대로 얘기를 이끌어 나가는데, 하나의 사건을 각자의 관점에서 보는 게 아니라,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사건도 계속되며, 화자는 화자대로 바뀌기 때문에 신선하다.

선배의 여자에게 반해 고백해버리고 마는 대학생 요스케(21세), 헤어진 남자친구를 다시 만나기 위해 무작정 상경하여 하루하루 전화만 기다리는 백수 고토미(23세), 매일 밤 술을 마시고, 숙취에 시달리면서도 또 술을 마시는 직장인 미라이(24세), 정체 불명의 소년 사토루(18세, 만화 나나에 나오는 ‘신’과 비슷한 느낌), 가장 어른스럽고 멀쩡, 번듯해 보이지만 사실은 내면의 흔들림이 가장 심한 나오키(28세, 작가의 분신일지도 모름).

사건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각기 독특한 매력이 있어 자꾸 빨려들어간다. 재밌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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