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넘어가는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보는 느낌. 해리슨 포드를 닮았다는 남자 주인공(로버트 랭던)에 쥴리 델피나 래티시아 카스타를 떠올리게 하는 여주인공(소피 느뵈)이 흥미진진한 로드 무비, 액션 영화를 찍고 있다. 물론 초특급 베스트셀러의 명성에 걸맞게, 영화를 찍어도 킬링 타임용이 아닌, 반전에 반전, 미스터리에 배신과 ‘충격적’이라는 결말이 잘 조화된 시리즈 고전이 나올 법 하다.
미국 소설은, 게다가 추리물은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이 소설은 ‘다르다’며 동료의 추천이 들어왔다. 읽고 있는 동안에도 책 표지를 보며 주위에서 자꾸 아는 척을 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주목하고 있는 듯 하다.
역시, 상당히 재미있어서, 두 권이나 되는 분량임에도 하나도 지루한 줄을 모르겠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나 ‘루브르 박물관’ ‘예수와 마리아 막달레나’ ‘기호학’이라는 코드가 사실 어려울 법도 한데, 이리저리 배배 꼬아버리지 않고 시원하게 전개했다. 답답한 마음이 들만 하면 결말을 내 버리고, 누가 곧 배신을 할 건지, 암호는 무엇을 의미하는 지, 중간 중간에 다 풀어준다. 성질 급한 사람을 배려한 훌륭한 소설(!). ‘충격적인 비밀’이 숨어 있다지만, 사실 ‘소설’이라 생각하니, 별로 충격적일 것도 없다. – 충격으로 치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아버지들의 아버지”가 더 황당하고 놀랍다 - 너무나 사실적으로, 이런 저런 근거를 제시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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