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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컴퓨터·인터넷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

by mariannne 2004. 7. 24.

SI 프로젝트 전문가로 가는 길
(정철환 | 영진.COM)

SI 프로젝트 역시 다른 프로젝트의 흐름과 다름 없이 진행된다. 시장 조사, 정보입수, RFP 접수, 제안서 작성, 제안 설명회, 업체 결정, 계약 협상, 계약 체결, 착수 보고회, 중간 보고회, 종료 보고회. 하지만, 실제로 SI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은 위의 단어들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많은 것이 있을게다. ‘21세기 노가다’라는 표현대로, IT 산업의 혁신적 성격이나 반짝 반짝 빛나는 디지털 미래따위와 무척 거리가 먼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SI 프로젝트에 가담한 무리에게 물어보라.

저자는,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SI 프로젝트 과정에 대해 상당한 분량의 글을 썼다. 리얼하고 솔직한 표현에 한 두 번 웃음이 터져나온 게 아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
“짧은 기간에 작성되는 제안서의 양을 보면 사람들이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문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 하는 경외감을 갖게 한다. 한달 가량 작업을 하게 되면 천여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제안서가 완성되며 이를 컬러인쇄 및 제본을 해 놓고 바라보노라면 자신과 제안 팀의 능력에 대해 새삼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곤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양적인 면과 질적인 면에서의 갈등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러한 갈등은 자연스러운 것이므로 독자 여러분들이 혹시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되더라도 너무 긴장하기 마시기 바란다.”(p.27)
클라이언트를 막무가내형, 모르쇠형, 조변석개형, 야간접대형, 선무당형 등으로 나누고 대응방법에 대해 설명한 부분도 상당히 유용하다.

중간 부분의 본격적인 내용, 즉 “정보시스템 개발 방법론” “정보공학적 방법론 접근” “UML 기반의 객체지향 방법론 접근” 따위는 읽어보려고 시도했으나, 제목만 보게 됐다. 역시, 아직은 어려운 쪽. 그보다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와도 같은 PM(Project Manager)의 역할이나,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 사례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읽었는데, 저자는 특히 PM의 ‘인간적인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똘똘이 PL(Part Leader)과 PO(Process Owner)를 거느린다면, PM은 지휘와 조율 역할만 잘하면 되는 것이다. 그 똘똘이 멤버를 구성하는 게 어렵긴 하지만.

중구난방, 주먹구구식의 SI 프로젝트 진행 구성원이라면 자신의 능력 부족보다는 구조적인 결함이나 다른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 불일치를 탓하며 가슴을 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 책이 정답이라고 할 순 없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진행하는지, 어떻게 해야 잘 하는 것인지, 또 새로운 경향은 어떤 것인지 아주 잘 설명해주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본인은 개발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개발 방법론 서술에 대해서는 뭐라 말 하기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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