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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물·자기계발

사는 것도 제기랄 죽는 것도 제기랄

by mariannne 2004. 9. 5.

한대수 사는 것도 제기랄 죽는 것도 제기랄
(한대수 저 | 아침이슬)

1998년에『물 좀 주소, 목마르요』라는 책을 읽었다. 몹시 터프한 목소리로 ‘물 좀 주소’와 ‘행복의 나라’를 노래한 한대수 이야기라길래… 그래서 읽게 된 건 아니고, 제목과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 읽었는데(제목이 페이퍼 김 원의 글씨체였다). 의외로 너무 재미있어서, 내가 읽는 책을 보고 줄거리를 얘기해달라는 후배에게 매일 그 날 읽은 곳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둘 다 너무 신나했던 기억이 있다. - 그만큼 그의 인생은 예측 불허에 사건 연속이며, 직장인인 우리가 바라 마지 않는 구름 같은 나날이다.

음악과 시를 비롯한 예술, 문화, 사랑, 평화를 아는 이 자유주의자는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사실 후회와 외로움, 생활고를 수시로 느끼는 작자다. 확실히 1970, 80년대에는 젊은 사람은 누구나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겠지만(다행히도 난 어렸다), 실제로 그 답답함을 터뜨려 버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을 거다. 절이 싫어 떠날 수 있는 과감한 중은 많지 않다. 그는 비록 많은 것을 잃어야 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영혼이 이끄는대로 살았다. –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을 거라 믿는다.

한대수의 이야기를 읽으며『세계를 구름처럼 떠도는 사나이』의 피터 현이 자꾸 생각났다. 비슷한 시기에 읽었던 것 같은데, 내용이 아니라, 느낌이 닮아 있었다. - 이 책은 온라인 서점에도 없고, 이제 시립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다.

최근 갑자기 생각이 나서 읽은 한대수의 자서전,『사는 것도 제기랄, 죽는 것도 제기랄』역시 제목이 멋지다. 책 어디에도 이전 책의 개정증보판이라는 말은 없는데, 온라인 서점에서 미리 정보를 봤고, 다 읽은 후 그의 홈페이지(hahndaesoo.co.kr)에 가 보니 친절하게도 어느 부분이 덧붙여 진 건지에 대해서까지 적혀 있다(참고로 그의 홈피에서 주문하면 저자 친필 사인이 담긴 것으로 보내준단다).

파란만장한 시대를 살아간 이 사람의 파란만장한 인생은 예술가, 혹은 뮤지션으로서도,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도 호기심을 가질 만 하다. 늙어가는 그의 인생이 어떤 모습일지 역시 궁금해진다.


책 속 구절 :
나는 늙는 것도, 죽는 것도 두렵지 않다. 우리는 울면서 세상에 나왔고, 울면서 세상을 떠날 것이다. 나는 우스꽝스런 나 자신의 비극을 두고 실컷 웃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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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수의 자서전은 아래처럼 판형이 바뀌며 새로 태어났다. 1판과 2판은 내용이 약간 달라졌고, 3판은 표지만 달라졌다.

- 1판 : 물 좀 주소 목 마르요 (1998년)
- 2판 : 사는 것도 제기랄 죽는 것도 제기랄 (2000년)
- 3판 :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테야(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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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hahndaesoo.co.kr/book/ab.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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