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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물·자기계발

평생 단 한 번의 만남

by mariannne 2007. 5. 6.

평생 단 한 번의 만남
(임한기 저 | 랜덤하우스코리아)

10분 만에 100억 매출을 달성했다는 저자의 경험이 이 정도의 내용으로 출판되었다는 건 출판사 탓이 크다. 랜덤하우스는 제2의 ‘더난’이 되는 것일까. 기획은 트렌디하게, 내용은 최대한 가볍고 발랄하게, 제목과 카피는 자극적으로. 그래서 책의 광고에는 눈길이 가지만, 서점이나 회사 자료실에서 두 세시간 읽고 나면 그만인 책을 자꾸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책의 표지에는 ‘기적’이니 ‘신화’니 ‘매직’이니 하는 단어만 눈에 띄고, 저자에 대한 자세한 이력은 없고(책 전체에서 ‘동부’라는 단어가 한 번 정도 나온다), 저자의 사연 깊은 인생 스토리는 책 전반에 걸쳐 아주 간결하게 표현되었다.

주요 내용은, ‘단 한 번의 만남’에서 ‘통합 PT’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보다 차별화된 언어구사 능력과 표현 방식을 가지고 있다면 부와 명예와 행복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다”(p.211)고 믿는 저자가 10분 만에 100억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던 건 짧은 시간 동안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통합 PT(Integrated Presentation)’를 했기 때문이다. ‘통합 PT’는 ‘보다 짧은 시간에, 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 설명과 설득을 하고, 그 자리에서 계약체결 같은 만남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대화법’이라는데 10분 이내의 시간 동안 여러 사람에게 핵심만 정확히 설명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9년간 8만 명의 사람을 만났고, 수천, 수만 건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저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고객사에 들러도, 본론부터 시작하여 “분명히 만족하실 겁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자, 필요하신 상품이죠? 저한테 믿음이 없으면 안 하셔도 됩니다.”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해도, 경쟁사 영업사원이 왔다간 직후에도, 심지어는 같은 보험사 직원에게도 상품을 판매한다. 그 자세한 비결 같은 건 책 속에 없다. 신뢰와 성실과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것과 철저한 준비, 자존심 같은 것들이 그 비결이라고 할 수 있을 뿐이다. 왠지 책에 담고자 했던 내용의 반 정도가 뚝 잘려져 나간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든다.

인상적인 내용은, 저자가 ‘상대의 시간을 귀하게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그는 ‘세일즈의 화법 중 80퍼센트는 낭비다’, ‘대부분의 영업사원은 명함을 주고 난 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승진, 자녀 출생 등 본론과 관계없는 이야기부터 꺼낸다. 본론을 꺼낼 틈을 찾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본론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10~20분이 무위로 흘러간다. 자신에게는 물론 상대에게도 무척 소중한 시간을 영원히 되돌아올 수 없는 강으로 흘려보내는 것이다.’(p.113)라고 말한다. 마음에 드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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