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사회·정치·역사

특강 - 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

by mariannne 2016. 9. 4.


특강 - 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  

한홍구 (지은이) | 한겨레출판 | 2009-03-31  


역사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한홍구 교수가 2008년 10월부터 12월까지 한겨레문화센터에서 강의한 내용을 그대로 펴낸 책이다. 당시는 이명박 집권 초기였고, 촛불집회 이후 '역사의 진보'를 믿는 역사학자들로서는 '민주주의'의 퇴보를 우려할만큼 당혹스러운 시기를 맞고 있었다. 앞으로 남은 몇 년간이 걱정스러웠을 때였다. (그게 이후 4년, 거기에 또 5년 더 연장될 거라는 걸 그땐 알았을까?)  

한홍구 교수가 말하는 한국현대사의 8가지 쟁점은 이런 것들이다. 2004년 등장한 뉴라이트 세력과 건국절 논란, 함량 미달의 간첩 조작 사건, 늘 공사중인 '토건대한민국', 우파가 주도한 제헌헌법에 담긴 급진적인 공공정신과 현대의 공기업 민영화, 각종 괴담(인터넷 종량제 괴담, 수돗물과 건강보험 민영화 괴담, 광우병 괴담...),  경찰 폭력의 역사, 사교육 폐해, 촛불과 한국 민주주의.  

한홍구 교수의 특강, 그로부터 8년이 지났다. 세상이 더 뒤숭숭해졌구나. 


책 속 구절: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역지사지해보면 됩니다. 여러분이 친일파 입장에서 보세요. 어떤 날을 기억하고 싶을까요? 1945년 8월 15일은 친일파한테 무슨 날입니까? 제삿날입니다. 반면에 1948년 8월 15일은 어떤 날입니까? 서광이 비친 날입니다. 살 수 있다. 드디어 살았다. 
여러분 같으면 어떤 날을 기억하고 싶으시겠습니까? 1945년 8월 15일의 광복을 이야기하면 당연히 순국선열이 떠오르고, 그 반대편에 친일파가 떠오르는 구도 아닙니까? 건국절부터 시작하면 이전의 행적이 어땠는지 물어볼 필요도 없죠. 전에는 친일파로 통했지만 이제 반공투사가 되는 겁니다. 왜? 독립운동가들 중 상당수가 공산주의자나 사회주의자였으니까요. 이 사회주의를 잡는 기술자, 전문가가 최고의 반공투사, 최고의 애국자가 되는거죠. 
그래서 이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역사를 새로 쓰는 겁니다. 건국절을 자꾸 들이미는 이유가 바로 그런 맥락입니다. 이렇게 정말 뜬금없는 주장들을 하니까 국민들은 어리둥절하죠. 멀쩡하게 광복절을 잘 기념하고 있는데다, 또 광복이나 건국이란 것이 일반 국민들의 상식으로는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잖아요. 우리나라가 해방되고 새로 나라를 세우는 거니까 당연한 수순이죠. 그걸 엉뚱하게 광복절은 지우고 건국절만 하자고 하니 어리둥절한 겁니다. (p.52~53) 


'[리뷰]사회·정치·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악마 기자 정의 사제  (0) 2016.12.30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0) 2016.11.16
거꾸로 읽는 세계사  (0) 2016.08.21
역사 ⓔ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0) 2016.07.10
정의의 적들  (0) 2016.04.1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