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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소설40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원제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2008)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케빈 코넬 그림 | 노블마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갑니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때문에 다들 아시겠지만, 이 소설은 노인으로 태어나 어린아이가 되어 죽는, 벤자민 버튼이라는 남자의 이야기지요.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피츠제럴드가, 자신의 소설 중에 가장 재미있다고 말한 단편이고, 이 책은 그 단편을 만화로 그려낸 것입니다. 만화에 이어 소설이 이어지는데, 만화를 먼저 보게 되니, 한편으로는 굉장히 리얼하게 와 닿고(수염이 달린 할아버지의 모습이나, 아득함 속에 사라지는 갓난, 아니 곧 죽을 아기의 모습 따위), 한편으로는 소설을 읽으면서 느낄 수.. 2009. 6. 16.
제발 조용히 좀 해요 제발 조용히 좀 해요 | 원제 Will You Please Be Quiet, Please? (2000) (레이몬드 카버 지음 | 문학동네) 레이몬드 카버의 첫 번째 단편집. 2004년, 이 책이 국내에 재출간 되었을 때, 제목을 보고 얼마나 마음이 끌렸던지. 동료들은 클라이언트에게 이 말을 하고 싶어했다. - 제발 조용히 좀 해요! '미니멀리즘' '미국 중산층의 불안감' '의사소통의 단절' 같은 몇 가지 코드를 미리 알고 시작한다면 이 소설을 읽기가 훨씬 수월하다. 그 어떤 정보도 없이 이 책을 읽는다면 체홉의 뒤를 잇는다는 이 작가의 내공을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지극히 개인적인 소감이지만, 프랑스 시인 쟈끄 프레베르, 영화 감독 프랑소와 오종을 생각나게 하는 소설이다. 2009. 6. 16.
암스테르담 암스테르담 | 원제 Amsterdam (1998) 이언 매큐언 지음 | Media2.0(미디어 2.0) "한 여자를 사랑한 두 남자, 그들이 암스테르담에 간 까닭은?" - 뒷 표지에 적힌 이 문구를 본 후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면, '몰리가 찍은 외무장관 가머니의 은밀한 사진'이 설마 그 사진일 줄 상상이나 했을까. 자칫 어색해질 수 있는 소재에 이 정도의 무게를 담은 작가의 힘이 놀랍다. 마약, 매춘, 안락사가 허용된다는 암스테르담에 간 두 남자와 그들을 추스릴 또 다른 두 남자 이야기가 결국 조지의 '미소'와 '달뜬 마음'으로 끝을 맺게 되다니. 책 속 구절 : "신문 봤지?" 버넌이 말했다. "죽여주던데요." 오늘 일반 신문과 타블로이드판을 포함한 모든 신문이 관련 기사를 싣지 않을 수 없었다. .. 2009. 5. 23.
베이비 in 맨해튼 베이비 in 맨해튼 (전 2권) - 원제 Baby Proof (에밀리 기핀 저 | 지식의 날개) J일보의 북 섹션에서 "개인적으론 최근 읽은 소설 중에 가장 재미 있었습니다"라는 소개 문구를 읽고 긴 연휴기간 동안 읽을까 하여 별 다른 정보 없이 주문했다. 기자의 글을 좀 더 읽어보자면, "이 소설은 고액 연봉, 여행, 친구, 펀드, 유쾌한 시간, 질 좋은 와인, 재기 넘치는 대화 같은 것들을 거느린 플래티넘급 독신녀 클로디아가 주인공"이고, "책 홍보자료에는 (주인공이) 친구·가족들의 삶을 통해 자유와 사랑, 일과 결혼, 가족과 출산의 의미를 체득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고 했지만, "(기자) 저보고 말하라면, 무엇보다 문장이 너무 깨소금이고, 심리묘사에는 척척 휘감기는 감칠맛이 있고, 정경이 부드럽고.. 2008. 2. 8.
대지 대지 (펄 벅 저 | 문예출판사) 땅의 내공 어린 시절, 깨알같은 글씨의 세로 쓰기로 된 "대지"를 읽은 기억이 있다. 그 땐 이보다 더 두꺼웠던 것 같은데, 기억이라는 걸 믿을 수가 없으니 유감스러울 뿐이다. 어쩌면 1부(대지) 외에 2부(아들들)와 3부(분열된 집안)까지 함께 제본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직장에 다니면서 이 분량(450페이지 남짓)의 소설을 읽어내기가 쉽지 않은데, 추석 연휴 덕에 다시 읽을 수 있었다. 소설은 주인공 왕룽의 결혼으로 시작된다. 끓인 물에 찻잎을 넣을까 말까를 망설여야 하는 가난한 살림에 읍내의 부잣집 여종인 오란이 숟가락을 보태게 된 것이다. 어릴 적 부모가 세도가에 팔아 넘겨 고된 종노릇을 시작한 오란은 박색에 발까지 커다랗기 때문에(어른 여자의 발이 10cm 정도.. 2007. 9. 23.
1984 1984 (조지오웰 저 ㅣ 민음사) 너무나 유명해서 별 말이 필요 없는 소설이다. 1984년, 개인의 자유는 커녕, 조작된 역사로 모든 사고思考마저 정지된 시대. '텔레스크린'을 통해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되고, 인간의 욕망마저 통제된 시대에 '거대 권력' 앞에서 저항하다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실감하고 마는 처절한 개인의 이야기이고, 전체주의의 극한을 보여주는 암울한 이야기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 작품은 1948년에 씌여진 '미래소설'이다. 이 책을 읽는 중 6월 항쟁 20주년 기념 행사와 토론회, 퍼포먼스가 대한민국 여기저기서 펼쳐졌고, '권위주의만 무너진 게 아니라, 권위마저 무너져버려 대통령 욕하는 게 국민의 스포츠가 되어 버렸다'는 한 교수의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2007.. 2007. 6. 11.
다빈치 코드 다빈치 코드 (댄 브라운 저 | 대교베텔스만) 책장 넘어가는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보는 느낌. 해리슨 포드를 닮았다는 남자 주인공(로버트 랭던)에 쥴리 델피나 래티시아 카스타를 떠올리게 하는 여주인공(소피 느뵈)이 흥미진진한 로드 무비, 액션 영화를 찍고 있다. 물론 초특급 베스트셀러의 명성에 걸맞게, 영화를 찍어도 킬링 타임용이 아닌, 반전에 반전, 미스터리에 배신과 ‘충격적’이라는 결말이 잘 조화된 시리즈 고전이 나올 법 하다. 미국 소설은, 게다가 추리물은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이 소설은 ‘다르다’며 동료의 추천이 들어왔다. 읽고 있는 동안에도 책 표지를 보며 주위에서 자꾸 아는 척을 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주목하고 있는 듯 하다. 역시, 상당히 재미있어서,.. 2004.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