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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남편 고르기

by mariannne 2012. 11. 18.

 

남편 고르기

하 진 저/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원제 : : Under the Red Flag

 

하 진은 중국에서 태어나, 성인이 되어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서른이 넘어 모국어 대신 영어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작가다. 그는 톈안먼 사건(천안문 사태)이 일어나는 것을 보며 고국으로 돌아가기를 포기하고 미국에서 살아간다. 그의 작품은 “전미 도서상” “플래너리 오코너상” “윌리엄 포크너상” 등을 받았고, ‘이례적인 작가’로 칭송 받고 있다.  

지난 해에 읽은 그의 단편집 “멋진 추락”은 미국에서 살아가는 중국 이민자의 생활을 다룬 것인데, 이 책 "남편 고르기"는 문화대혁명 전후의 중국 서민들 이야기다. 마오쩌둥의 말 한마디에 생사가 결정 되고, 사소한 행동 하나에 인간의 운명이 결정되어버리는 세상이었다. 작은 직책을 맡아 권력을 가지면 그것으로 세상을 다 얻은 듯 군림할 수 있는 시대이기도 했다. 정치적 보복이 두려운 아들은 "화장火葬만은 하지 말아달라"는 어머니의 유언을 저버리고, 미망인이 된 여자는 자신을 강간하려는 남자를 죽였지만 그가 '동 부서기의 조카'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감옥에 가게 될 것을 걱정하고, 하는 일마다 안풀리는 아버지는 그게 열 네살 된 아들의 기운 때문이라는 점쟁이의 말에 아들을 없애버릴 결심까지 한다.  

그의 단편 소설은 별다른 반전 없이도 읽는 내내 흥미롭다. 싱겁게 끝나는 것 같아도, 이야기가 계속될 것 같은 여운이 있어 더 좋다. 국내 출간되어 있는 작품들 모두를 읽어보고 싶다.

 

그나저나 출판사에서는 어쩌자고 이런 표지에 이런 제목으로 책을 출간했는지 모를 일이다. 원서는 아래와 같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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