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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만화

황혼유성군

by mariannne 2002. 5. 6.

황혼유성군
(Kenshi Hirokane 글,그림 | 서울문화사)

일본 유명 은행의 지점장 모리모토. 가정보다는 직장에서의 성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몇 십년동안 앞만 보고 뛴 50대의 중년이다. 어느날, 간사한 이사로부터 명예 퇴직을 요구받고, 자신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본 스위스 여행 광고에 맘이 동해 바쁜 가운데 일주일 휴가를 내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 곳에서 기품 있는 중년 여성을 만나는데, 물론 그녀 역시 혼자 여행을 온 것. 요리에 일가견이 있고 독일어까지 구사하는 그녀는 외교관의 부인 정도로 짐작될 뿐이다. 둘은 어색한 헤어짐을 갖게 되고... 6개월 후. 거래처에 들른 모리모토는 구내 식당 주방에서 일하는 그녀와 마주친다.

시마과장, 시마부장의 작가 Kenshi Hirokane의 작품이라, 주저없이 선택한 만화. 역시 재미있다. 시마과장에서도 읽을 수 있었지만, 작가는 좋은편과 나쁜편을 정확히 반 가르고, 주인공을 좋은편에 세운다. 주인공은 아무리 나쁜 짓을 하고, 편법을 써도(뭐, 아주 나쁜 짓은 아니지만...) 언제나 좋은편. 그리고, 별다른 이유 없이 찢어진 눈에, 사나운 인상을 가진, 뚱뚱한 여자는 나쁜편이 경우가 많다.

다시 만난 두 사람, 모리모토와 세이코는 불꽃같은 사랑에 빠지지는 않지만, 서로에게서 존재의 이유를 찾게 된다. 왠지 이 과정을 어쩔 수 없는 운명, 또는 삶의 중요한 의미로 그렸으니, 이들은 '좋은편'이다. 명문대를 나와 대장성에 근무하는 모리모토의 사윗감은 '돈'과 '명예'를 쫓아가는 '속물'로 등장하니, 특별히 나쁜 짓을 하진 않았지만 '나쁜편'. 남편에게 별 관심이 없고, TV를 보며 낄낄거릴줄만 아는 부인 역시 '나쁜편'이다. 남편의 바람때문에 피해를 본 희생자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혼을 하고, 돈과 명예 모두를 버린 후, '사랑'을 찾아가는 주인공. 2권에서는 어떤 갈등이 일어나게 될 지 궁금하다. 삶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이며, 그것을 언제쯤 깨닫게 될까... 또, 그것을 깨닫는 것은 과연 진리일까. 그럴까? 모리모토의 선택은, 과연 옳은 것일까? 그런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후회할까? 한참 후의 일이겠지만, 책을 읽는 동안 만큼은 궁금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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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읽고 나서, 단편 완결인 줄 모르고 쓴 리뷰네요.
이 책은 2011년 11월 현재 38권까지 나왔고, 주제는 모두 같습니다. 황혼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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