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트라우트, 비즈니스 전략

잭 트라우트, 비즈니스 전략 (잭 트라우트 저 | 청림출판)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가 제시한 ‘포지셔닝’ 개념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포지셔닝”이라는 책은 두 세 번 정도 읽었고, 아직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 권하기도 한다. 마케팅 전문가라는 말로는 부족해서 마케팅의 대가, 내지 거장이라는 소리까지 듣는 잭 트라우트라서 그런지, 책이 나오자 ‘강력추천’이라는 빨간 딱지가 자동적으로 붙었는지도 모르겠다. 책 소개에는 ‘앞서 집필한 열두 권의 책에서 분석했던 다양한 포지셔닝 실험에서 도출된 가장 핵심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압축했다’고 했는데, 비교적 맞는 말이다. 지금까지 그가 내뱉은 말들을 군살 싹 빼고 요약해 놓은 듯한 책이다. 2004년 신작이라고는 하지만, 새로운 내용을 펼친 건 아니다. 그의 전작들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의 주장들이 낯선데다가 그 주장의 근거도 부족해 그를 의심할지도 모르겠다. 이미 그의 책을 여러 권 읽은 사람이라면, 굳히기 한 판 하는 마음으로 한 번 더 읽는 것이고.

책 속 구절 :
포커스 그룹이란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널리, 동시에 가장 잘못 사용되고 있는 도구 중의 하나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수다쟁이’들을 한 방에 가득 모아 놓고 회사 마케팅 전략에 영향을 주고자 한다면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중략) 포커스 그룹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낱 방관자에 지나지 않는 사람들이 마케팅 전문가로 돌변한다. 보통 사람들은 돈이나 가십, 몸무게 같은 일상적인 주제 이외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포커스 그룹 속에 자리하고 앉아서 치약이라는 물건에 대해서 2시간 동안이나 고민을 해야 하지만, 사실 이들은 지금껏 살면서 치약에 대해 생각하는 데 단 10분의 시간도 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게다가 조사 담당자는 의견을 구한답시고 포커스 그룹에게 보통 사람들의 정상적인 사고 과정을 초월하는 무리한 방식으로 질문을 한다. (p.13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