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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by mariannne 2004. 11. 20.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카타야마 쿄이치 저 | 작품)

짐작은 했지만, 역시 그렇군. 몇 시간 정도면 읽을 수 있는 분량이고, 진부함과 상투적, 식상함에 100점을 주고 싶은 소설이다. 많은 사람들이 감동했다는데… 나는 진지하게 읽지 못하고 별 생각 없이 넘겨버렸기 때문일까.

“상실의 시대”보다 많이 팔린 책이라고 책 표지를 비롯하여 여기저기 큼직하게 써 놓았던데, 그럴 수는 있겠다. 제목이 멋지고, 영화로도 나왔고, 현대인에게 결여된 어떤 정서가 군데군데 녹아있는데다가, 결국 살짝 감동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몇 시간 만에 한 권을 다 읽어버릴 수 있으니. 하지만 진심으로 비추천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리뷰를 쓴 것도, ‘올해의 책 1차 후보’인 것도 사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제일 뜨악한 것은 ‘백혈병’이라는 병명 때문이다. 혹시 일본사람들에게는 생소한 병일까?


책 속 구절 :
“서로 사랑하는 남녀가 있는데, 어떤 사정으로 사이가 갈라져 버려. 여자의 아버지인지 오빠인지가 방해를 해서.”
“그래서?”
“따로따로 떨어지게 되지. 남자는 외딴 섬으로 보내져서 작은 배를 타고는 만나러 갈 수도 없어. 하지만 서로 보고 싶은 두 사람의 마음은 엄청나게 강렬해. 그러자 몇 킬로미터나 떨어져있던 섬이 조금씩 육지로 다가와서 마지막에는 달라붙었다는 거야. 두 사람의 마음이 섬을 끌어당긴 거지.”
살짝 눈치를 보니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옛날 사람은 그런 식으로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는 힘을 대단히 강력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나는 계속했다.
“떨어져 있는 섬을 끌어당길 정도로 말이야. 그런 힘을 가까이에서 보거나 자기 자신의 내부에서 느끼는 일이 있었다고 생각해. 하지만 어느 사이 인간은 자기 안의 힘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지.”
“왜일까?”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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