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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비소설

디케의 눈

by mariannne 2013. 6. 9.

디케의 눈

금태섭 | 궁리 | 2008-04-05 

 

금태섭의 “확신의 함정”을 읽은 후, 허세 없이 쉽게 글을 쓴 게 마음에 들어 이전에 나온 글도 읽고 싶어졌다. 이 책 역시 재미있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으로 시작한다.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의 사건을 겪은 후 모두 다른 얘기로 증언을 한다. 과연 '객관적인 진실'이라는 게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게 된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저자의 친한 친구들이 어이없는 사건에 휘말렸지만 증거와 증인을 찾을 수 없어 억울해지는 실화다. 초임 검사 시절에는 이상한 일도 있었다. 중학생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들리는 말에 의하면 사망시간 이후 그 아이를 봤다는 아이가 여럿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저런 증명 방법을 생각했지만, 결국 저자의 마음 속에 의문만 남게 된다.  


‘디케’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이다. 한 손에는 ‘엄격함’을 상징하는 ‘칼’을, 다른 한 손에는 ‘형평성’을 상징하는 ‘저울’을 들고, 공평하기 위해 눈을 가리고 있다. 제목이 ‘디케의 눈’이라는 건 상징하는 바가 있는 것이다. 세상에 ‘정의’가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우리가 ‘진실’이라고 알고 있는 것이 정말 진실인지도 알 길이 없다. 책에 나오는 각종 사례와 소개된 소설, 영화 줄거리를 보면 그게 더 확실해진다. 상식적으로는 이상하지만, 믿을만한 지인의 증언이라 믿게 되는 것들이 그렇다. 제삼자에게 '진실'을 주장할 권한이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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