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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물·자기계발

나를 힘껏 끌어안았다

by mariannne 2011. 6. 6.


나를 힘껏 끌어안았다: VOGUE 김지수 기자의 인터뷰 여행
(김지수 지음 | 홍시커뮤니케이션)
 
보그 코리아 피처 디렉터 김지수의 인터뷰 모음집. 보그를 통해 이미 공개된 인터뷰들이지만, 다시 모아 읽는 느낌이 좋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테마로 우리가 잘 아는 유명인들- 파올로 코엘료, 박완서 같은 소설가나 라이벌 격인 사진작가 조선희와 강영호, 발레리나 김주원과 김지영, 여배우 이미숙과 전도연, 영화감독 이준익, 화가 프랭크 스텔라, 무용가 안은미, 패션 디자이너 진태옥 같은-을 소개한다. 이 책의 제목은, 파올로 코엘료와의 인터뷰에서 “왜 아이를 낳지 않았나?”라는 파올로 코엘료의 질문에 김지수가 “당신이 말하는 그 자아의 신화를 찾기 위해서”라고 대답하자,  그가 “내가 보기에 당신은 자아의 신화를 이미 찾은 것 같습니다. 당신만 그걸 모를 뿐이죠.”라고 말하며 그녀를 힘껏 끌어안았다는 내용에서 가져온 것이다.

책 속 구절:
“내가 하는 활쏘기는 일본 교토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훨씬 정적이지요. 활과 화살을 다루는 일은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침착하게 목표를 정하고 활을 쥔 손을 놓아야 합니다. 쥐었다 놓는 것, 그 시간 속에는 끝없는 강약이 있습니다. 그 행위는 내 삶에 대한 일종의 은유입니다. 나는 살아 있는 동안 죽고 싶습니다.” […]
“그건 곧 죽는 날까지 살아 있겠다는 말이지요?”
“네. 요즘 세상은 너무 침묵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물론 자신의 꿈을 믿고 매순간 살아 있음을 확인하며 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평균적인 행복이란 일요일 오후 2시와 같습니다. 다가올 월요일의 시간을 기다리며 소파 위에서 지루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반복해서 보는 거지요. 하지만 나는 전쟁터에서 있고 싶습니다. 그것은 죽음의 목전에 있겠다는 말이 아닙니다. 도전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이지요. 텔레비전 리모컨 대신 화살을 쥐겠다는 뜻이지요.” (P.28, 파올로 코엘료, 연금술사와의 대화)

삼십 대 초반에 나는 금이 간 사랑에 대한 그리움의 궤적을 따라가는 영화 “봄날은 간다”를 보고 많이 슬퍼했다. 영화 속에서 나는 이영애가 아닌 유지태에 감정이입이 되어 있었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고 그가 그녀에게 다그칠 때, 나도 똑같이 방백했다.

“맞아. 진정한 사랑이라면 그 사랑이 어떻게 변할 수 있어?”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랑이 변한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랑에 빠지는 것과 사랑을 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도. 사랑에 빠지는 것은 감정이지만, 사랑을 하는 것은 이성의 의지이다. 상대를 내 인생으로 힘껏 끌어안겠다는 선택이고 결정이다. (p.175~176)

“참, 사랑이 변하냐고요? 변하지, 변하고 말고. 변하지 않으면 그게 사랑인가? 세월이 흐르면서 자꾸 귀한 것이 덧입혀여져야지. 추억이 켜켜이 쌓이고 정이 무르익고 그렇게 두 사람이 하나로 곰삭는 느김……. 그런데 정작 우리 자신은 변한 것도 같고, 그렇지 않은 것도 같고.” (p.183, 백건우와 윤정희, Portrait of Love)

“일흔이 넘으니 나이가 들수록 새처럼 자유로워져요. 그렇게 중요한 것도 없고 필요한 것도 없어요.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도 기분 좋아요. 이만큼 살아 냈구나, 싶은 게.” (p.234, 박완서, 아치울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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