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
최근 누군가가 “선배의 충고 명심하겠다, 앞으로도 많은 충고 부탁드린다”고 했을 때, “명심할 필요 없다, 누구에게 충고를 할 만한 인생이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확실히 누군가의 인생에 건방지게 충고를 해대기 보다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인생 어드바이스를 받아야 할 위치가 아닌가 싶은데, 이러한 혼돈 상태가 앞으로도 얼마나 계속될 지 모를 일이다. 이 책은 그러한 질풍노도의 인생들에게 더 없이 좋은 지침서다. 역자의 말처럼, ‘도입부가 다소 덤덤하게 느껴’지지만 ‘계속 읽어나갈수록 사막에 빨려 들어 가게’ 되는 책이다.
저자는 인생이 ‘산꼭대기’라는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해 올라가야 하는 ‘산’ 보다는, 이름도 붙일 수 없는 모래 언덕이 하루에도 몇 번씩 생기고 없어지는 ‘사막’에 가깝다고 말한다. 따라서 그 사막을 건너기 위해서는 ‘지도’가 아니라, ‘나침반’을 따라가야 하는데, 나침반은 우리가 ‘인생’이라는 사막을 건널 때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한다.
첫째, 길을 잃었을 때 방향을 찾아 준다
둘째, 우리를 더 깊은 사막으로 이끌어 준다
셋째, 우리가 목적지보다 여정 자체에 중점을 둘 수 있게 해준다. (p.38)
사막을 건너는 동안 저자가 느낀 교훈들이 이 책의 목차인데, 이를테면, ‘오아시스를 만날 때마다 쉬어가라’ ‘모래에 갇히면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라’ ‘허상의 국경에서 멈추지 말라’ 따위라 일견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저자의 여정을 모두 따라간 후 다시 보면, 그 제목들은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두고두고 가슴에 새길만한, 그런 명언으로 말이다. 인생이야말로 ‘어디로 가야할 지 막막한 사막’이니 굳이 사막으로 가서까지 그 체험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 쌩 떽쥐베리의 “야간 비행”에 나오는 ‘사막’이든 이 책에 나오는 ‘사막’이든 ‘사막’이라는 것은 정말 놀라운 경험을 주는 공간인 것이 분명하다. 물론 그 속에도 정답은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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