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소설

스캔들

mariannne 2010. 8. 22. 17:40

스캔들
 (하재영 지음 | 민음사 | 2010-07-26)

"소문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그것이 사실인가 아닌가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그럴듯한가’뿐이다"라는 구절이 소설 속에 나오는 것인지, 책 소개 자료에서 본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 소설을 잃은 소감으로 정리하기 좋은 문장이다. 탤런트 겸 영화배우인 신민아가 자살을 했고, 그녀의 남성 편력에 대한 원색적 비난의 댓글이 줄줄이 이어진다. 현실에서는 어떤가. 마찬가지다. 살아 생전 악성 댓글에 대한 시달림으로 우울증을 앓았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한마디로 '우울증'이 그녀의 자살 원인이 되지만, 그녀와 고교 동창인 지효(話者)의 시선과 기억을 따라가면 그럴 수 밖에 없는 신미아의 삶을 이해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남들에 대한 소문을 생산하고 억측을 확대해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것을 무심하게 받아들이면서 동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적극적으로 남을 비난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 비난을 받는 사람들이상의 흠이 있다는 걸, 스스로는 모르는걸까.

이 소설은 장편소설이지만, 단편 소설처럼 빠르고 쉽게 읽힌다. 죽음, 불륜,  해체된 가족, 공허함이 등장하지만, 서른 두 살 작가의 젊고 발랄함이 그것들을 조금은 가볍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