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 Book 3
1Q84 - Book 3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ㅣ 문학동네)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 3권(BOOk 3, 10月-12月)이 출간됐다. 1권, 2권과 마찬가지로, 700페이지가 넘지만 빠르게 읽혀서 그 정도의 분량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흥미로운 소설이다. 세 권을 다 붙여놓으면, 그리고 이후 나올 연작들을 모두 붙여 놓으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분량이 되는 건가!
3권에서는, 교단 '선구'를 대신해서 아오마메의 행방을 쫓는 우시카와, 은둔 생활에 들어간 아오마메, 몇 주간의 휴가를 얻어 의식불명상태의 아버지를 간호하러 고양이 마을로 간 덴고 등 세 사람의 이야기가 번갈아 전개된다. 절대적 ‘프로’인 다마루가 계속해서 아오마메를 지원하는 것과 덴고 아버지가 누워 있는 병원의 간호사 몇 명 이외에 이렇다 할 등장인물은 없다. 후카다 에리코의 존재는 미미해졌고, 1Q84의 세계에서만 등장할 수 있는 의문의 ‘NHK 수금원’이 인상적일 뿐이다(하일지 소설 “경마장에서 생긴 일”에 등장인물처럼 기괴하고 공포스럽다). 얼마 전 뉴스에서는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행성이 수십 개 발견되었다고 한다. 1984년에 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1Q84인지, 장자가 꿈을 꾼건지, 나비가 꿈을 꾼 것인지, '인셉션'한 것인지, 당한 것인지… 이틀간의 휴일 동안 이 책을 읽고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가 출근을 하려니 왠지 더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책 속 구절 :
[…] 이를테면 하나의 명제를 설정한 뒤에 그것을 둘러싸고 일인이역의 토론을 행했다. 이쪽의 그는 그 명제를 지지하여 열변을 토한다. 또다른 쪽의 그는 그 명제를 비판하며 마찬가지로 열변을 토한다. 그는 상반되는 양쪽 편의 입장에 똑같이 강력하게 – 어떤 의미에서는 성실하게 – 자신을 동화하고 빠져들 수 있었다. 그렇게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를 회의懷疑하는 능력을 익혀나갔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진리로 여겨지는 것들이 대부분의 경우 상대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키워나갔다. 또한 그는 배웠다. 주관과 객관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명료하게 구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만일 그 경계선이 애초에 명료하지 않다면 의도적으로 그것을 이동시키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 (p.305)
[Review] 1Q84 - Book 1,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ㅣ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