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소설

다다를 수 없는 나라

mariannne 2010. 3. 21. 22:28

다다를 수 없는 나라 : 원제 Annam (1993)
크리스토프 바타이유 지음 | 김화영 옮김 | 문학동네 

툭툭 끊어지는 문장이 인상적인 소설이다. 크리스토프 바타이유라는 작가가 스물한 살에 쓴 처녀작으로, 문학평론가 김화영 교수가 안식년인 1994년에 몽빠르나스 서점에서 발견하여 국내에 소개했다. 알베르 까뮈의 처녀작 "이방인"을 연상시킨다는 김화영 교수의 해설로 인해 실제보다 더 진지해진 소설이기도 하고.

18세기 프랑스 혁명 직전, 한무리의 성직자들과 무장 군인들이 미지의 땅 베트남으로 항해를 떠났고, 수 개월 지난 후 그 곳에 도착한다. 선교를 위해 정착했지만, 무더위와 열병, 전염병은 그들을 지치게 만들었고, 결국 안남(Annam)을 마지막으로 그들 모두의 존재는 잊혀진다. 마지막 남은 그들은 고독했을까, 행복했을까.

책 속 구절 :
여러 해 동안 바다를 건너 서신이 오고 갔었다. 선교사들은 그들의 명령에 따라서 편지를 보냈다. 가지가지 편지들이 브라질에서, 세일론에서, 아메리카에서 왔다. 베트남에서 오는 편지는 드물었다. 도미니크 수사의 글들은 배에 실려가는 동안 습기에 젖어서 썩어버린 것이었다. 그 성직자들은 기도 속에서도 금방 잊혀져버렸다. 그들의 존재는 얼마 안 되는 편지들 속에 요약되어 있었다. (p.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