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만화
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
mariannne
2004. 4. 15. 21:00
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 (타가미 요코 글.그림 | 작은씨앗)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의 문화 충격 경험담을 읽어 보면, 대개 비슷한 부분이 있어, 버스나 택시, 대중 목욕탕, 아줌마, 술자리 등의 소재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대부분은 우리 스스로도 알고 있는 일이지만, 왠지 다른 나라 사람에게서 지적을 받는다는 게 기분 좋은 일은 아니라서 특히나 조목조목 따져가며 비판하는 사람의 글을 보면 화가 날 때도 있는데, 이 책을 쓴 요코짱은 어찌나 귀엽게 그림과 글로 표현을 했는지, 웃을 수 밖에 없다. 술을 마실 때에는 어른을 마주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마시라는데, 양쪽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앉아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할 지, ‘애기냐~?’라고 시작하는 전화 목소리에 친척 어른인 줄 알고 한참 대답을 했더니 잘못 걸려온 전화였을 때, 집을 방문한 손님이 선물을 가져와서 말없이 현관에 내려놓는데, 도무지 선물인지 그냥 가져온 짐인지 몰라 고맙다는 인사도 못했을 때의 당황스러움 등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한 쪽은 네 컷짜리 만화에, 다른 한 쪽은 그에 따른 부연 설명인데, 한 두 시간이면 다 읽어버리고, 또 다시 읽고 싶은 생각까지 든다. 한 달 반 만에 4쇄까지 발행했으니 상당히 많이 팔린 모양인데, 이제서야 읽었다. 인터넷에서도 유명한 일본인인 듯. 한국 남자와 결혼한 일본 여자란다.
책 속 구절 :
외국인이 한국의 다양한 호칭을 외우는 것은 상당히 힘들다. 도대체 몇 개가 있는 건가? 회원 분에 의하면 이렇게 꼼꼼한 것은 그만큼 친족내의 상하 관계를 중시하니까 그렇다고 한다. 아버지쪽의 친척과 어머니쪽의 친척을 구별 없이 부르는 일본 호칭과는 아주 다르다. 예를 들면, 숙모, 외숙모, 고모, 이모는 일본어로 ‘오바상’이고, 고모부, 이모부, 삼촌, 외삼촌은 다 ‘오지상’이며 발음은 똑같다.
한국에서 주위 사람이 나를 부르는 말도, ‘요코’ 이외 무척 많아서 놀랐다. 아가, 애기, 색시, 새 애기, 새댁, 아내, 며느리, 마누라, 와이프, 집사람, 올케, 형수, 언니, 누나, 이모, 동서, 아줌마, 사모님, 돼지(?)… 어, 어째서 이렇게 많은 건가?! ‘요코’로 통일 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