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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컴퓨터·인터넷

성공하는 웹사이트, 실패하는 웹사이트

by mariannne 2002. 5. 12.

성공하는 웹사이트, 실패하는 웹사이트
(제이콥 닐슨 저 | 길벗)

이 책은 종이질이 대단히 좋아서 무겁기 짝이 없다. 웹사이트 컬러 화면 캡쳐를 위해서였을까? 그러나 드문드문 실린 캡쳐 화면은 너무 작아서 잘 알아볼 수가 없다. 왜 실은 것일까? 종이질은 왜 이리 좋은 것일까? 무게 때문에 들고 다니며 보기가 힘든데 말이다.

책의 크기는 (이 판형을 뭐라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정사각형에 가까운데, 책의 양쪽(바깥쪽) 부분에 TIP처럼 용어설명을 해 놓았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대부분. 예를들어, ‘피드백 : 디자인한 웹사이트의 사용성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점을 다시 디자인 단계로 되돌려 보내어 웹사이트를 수정하는 과정이다. PlanDoSee 순환.’ 이게 ‘피드백’이 뭔지 모르는 사람에게 과연 바른 설명이 될 수 있을까?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틀리거나, 모호하여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내용들은 마치 아무나, 생각나는 대로 써버린 것 같은, ‘성의 없음’이 느껴졌다.

이 책에서는 시종일관 ‘사용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나 역시 플래시나 마우스 오버 등, 사용성을 떨어뜨리는 기능이 많은 웹사이트에 화가 난다. 그렇지만 ‘컨텐츠’가 특이하거나 유용할 경우, ‘사용성’은 부차적인 문제가 된다. 이 책에서 그토록 부르짖는 ‘사용성’에 관한 이야기는 다 맞는 얘기지만 내가 찾는 내용이 어느 특정 사이트에 있을 경우, 불편함은 감수하게 된다는 것. 따라서, ‘성공하는 웹사이트’의 필요충분조건이 ‘사용성’이라는 주장은 상당 부분 빗나간 거라 생각한다.

이 책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는 약간 어렵고, 또 많은 선입견을 준다. 상상력을 차단시킨다는 것이다. ‘사용성’을 따지자면, ‘취화선’의 홈페이지에 열광하는 수많은 네티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제이콥 닐슨은, ‘그건 잠시 동안의 홍보 사이트니까… 보통의 경우라면 안돼!’라고 말할테니까.

우리나라의 예를 중간중간에 집어 넣은 것은 고마운 배려라고 생각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웹에 있는 내용을 책으로 옮기는 데 있어서 약간의 성의 없음이 드러난다. 읽다 보면 무슨 말인지 애매모호한 구절과 반복되는 내용들로 혼란스럽기 때문. 처음에는 너무 읽고 싶어 며칠을 헤매다가 구입했지만, 기대만큼의 만족을 느끼지 못한 것은, 어리석게도 또 한 번 ‘베스트셀러’에 대해 큰 환상을 품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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