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칭기스칸 :
(김종래 저 | 삼성경제연구소)
누군가의 추천으로 이 책을 읽게 됐다. 날렵한 책의 외형에서부터 새롭고도 강력한 주장을 담은 내용까지, 한마디로 기분 좋은 책이다. 가난하고 무지하며 개념 없는 민족, 정통에서 벗어난 ‘야만’이라는, ‘유목민’에 대한 선입견은 도대체 무엇때문이었을까. 이 책을 통해 또 다른 역사를, 또 다른 세계를 접하게 되었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정착민족은, 과거를 지향하는-종속 관계의-보수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나, 유목민족은 미래를 지향하는-수평 관계의-개방적이고 진취, 진보적인 민족이다. 지금까지 “흉노”, “돌궐”이라 불리며 폄하되었던 민족이지만, 미국 어느 단체에선가 지난 천 년동안의 가장 위대한 인물로 뽑은 사람이 바로 칭기스칸이 아니었던가. 알렉산더 대왕, 나폴레옹, 히틀러가 정복한 땅보다 더 큰 땅을 정복한 인물이란다. 이 책을 통해 칭기스칸은 21세기 사고방식을 가진 CEO가 된다. 임의로 약탈을 하지 않고, 일한만큼 가져가는 스톡옵션, 길손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는 정보 마인드, 매사에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속도 숭배주의, 기술 패권주의, 나이와 계급에 얽매이지 않는 평등한 사고방식 등, 그는 어쩜 그리도 이 시대와 어울리는 지도자일까. 저자의 글솜씨로 다시 태어난 듯도 하지만, 아무래도 칭기스칸이 그저 그런 전쟁광은 아니었던 듯 싶다. 책 첫머리에 나오는, “한 사람의 꿈은 그저 꿈이지만, 만인의 꿈은 현실”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책 속 구절 :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부유한 사람들은 즐기기 위해 여행할 것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이동해야 하므로 결국은 누구나 유목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도, 프랑스 문화비평가 기 소르망도 비슷한 주장을 폈다. 이미 휴대폰과 노트북 컴퓨터들이 사이버 세계의 기마궁사(말을 타고 활을 쏘던 병사)들을 양산하고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인간의 이동적 삶을 감내해온 말(馬)은 이제 인터넷으로 대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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