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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물·자기계발

iCon 스티브 잡스

by mariannne 2005. 8. 26.


iCon 스티브 잡스
(제프리 영, 윌리엄 사이먼 지음 | 민음사)

우주에 영향을 미칠 인간, 스티브 잡스 

한 권 짜리긴 하지만 400쪽이 넘는 만만치 않은 분량으로, 잭웰치나 리콴유 자서전을 읽었을 때 처럼 긴 터널을 지나온 기분이다. 비교적 재밌게 읽혀 지루한 줄은 몰랐지만. 

책의 첫 페이지에는 “2004년 맥월드 엑스포에서 청중의 환호를 받고 있는 스티브 잡스”라는 소개와 함께 멋진 사진이 실렸지만, 그는 자신의 자서전 속에서 환호보다는 비난과 독설 세례를 더 많이 받는다. 그와 같은 위치에 있게 되면 역시 유명세를 치룰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는 자서전이 나온 것이다. 마치 ‘모두가 부러워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주인공이면서 동시에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 찬 여성이라는 양면성을 지닌 여자’ 마사 스튜어트 처럼, 그 역시 ‘세상을 뒤바꾼 애플의 천재 CEO’라는 찬사와 함께 독선적이고, 무자비하며 거짓말과 배신을 일삼는 남성으로 묘사된다. 어쨌거나 그는 세상을 놀라게 할 줄 아는 사업가이고, 아이디어와 독창성으로 똘똘 뭉친 천재라는 것은 인정. 애플이라는 회사를 창업하여 일찌감치 억만장자가 된 그의 성공 스토리(물론 실패와 좌절 스토리도 포함되어 있다)를 읽다 보면 ‘평범함’과 ‘고정관념’ 이야말로 비즈니스 세계의 가장 큰 죄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매킨토시, 토이 스토리, iPod로 이어지는 그의 신화와 그 뒤에 감추어진 무수한 희생자들의 이야기가 이 책 속에 있다. 스티브 잡스 본인은 이 책을 위해 전혀 도움을 주지도 않았고, 심지어는 친구와 직원들이 출판과 관련한 인터뷰에 응하는 것 조차 격렬하게 반대했다고 한다.

책 속 구절 :
"밥 딜런이 나의 역할 모델이다. 나는 그의 노랫말을 모두 알고 있다. 딜런은 결코 정체하는 법이 없다. 정말 훌륭한 예술가는 어느 순간 자기가 어떤 일을 평생 동안 훌륭하게 해낼 수 있다고 깨닫는다. 그리고 세상은 그들을 성공한 예술가로 알아볼 수 있다. ...... 하지만 젊은 예술가는 자기 내면의 또 다른 젊은이와 언제나 싸움을 벌인다. 그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은 또한 예술가가 자기가 누구인지 정말로 결정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가 실패의 위험을 무릅쓴다면 그는 여전히 예술가다. 딜런과 피카소는 언제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스티브의 마음 속에는 이 교훈이 깊이 박혀 있었다.

"나에게 애플은 바로 이런 의미였다. 물론 나 역시 실패하고 싶지는 않다. 상황이 얼마나 열악한지 나는 제대로 몰랐지만 (다시 애플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예스'라고 말하기 전에 많은 걸 생각해 보았다. 나의 가족과 나의 명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곰곰이 따져 보았다. 나의 가족과 나의 명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곰곰이 따져 보았다. 결국 이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최선을 다했으나 그래도 실패하고 만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나는 최선을 다했으니 말이다." (p.29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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